| 보고 싶은 은정이에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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밖에는 제법 굵은 빗줄기 들이
소리도 요란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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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차 소리 또, 초록의
잎파리들이 바람에 마구 일렁이는 소리도 들려오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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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녁 무렵이면 아카시아 꽃
내음이 진하게 내려 깔리곤 했는데, 지금의 비와 바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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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문에 많이 떨어졌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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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모는 어릴적에 아카시아
꽃을 많이도 먹었는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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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희 엄마도 그랬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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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교 생활은 어떠니?
친구들과는 재미있니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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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
좋지만 은정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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있는
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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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 생각은 어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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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모는 학교 다닐 때 공부하는게
도무지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했는데 지금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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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미도
있는 것 같애(아주 쬐끔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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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정이는 공부도 열심히 하겠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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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정이는 무엇이든 잘 할것
같애. 명랑하고, 또 예쁘기도 하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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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이에게도 이모가 보고
싶어 한다고 말해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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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학원에서 피아노 연주
대회에 나간다고 했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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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 할거라고 생각해. 나중에
전화해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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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방학때는 시골에 놀러
올거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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할머니 집에 놀러 올때는 동생들도
데리고 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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숙제할 것도 가져오는것 잊지말고 매미채도 가져와.
-아직 너무 이른가?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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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 쯤에는 너희들을 볼
수 있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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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와 할머니께도 안부 전해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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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동안 잘 지내, 건강하게
그럼 안녕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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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97년 5월 12일 ㅡ작은이모가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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