| 사랑하는 은정이에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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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정아! 안녕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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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교도 잘 다니고 숙제도 잘
하고 있겠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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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햇볕이 따뜻하지만
어제는 쌀쌀하고 바람이 차더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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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모는 딸기밭에 가서 친구와
딸기를 먹고 영화 '타이타닉'을 보러 중앙극장에 갔었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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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리가
없어서 그냥 왔단다. 아마 그 영화가 굉장한가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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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모는 약간 몸살기운이 있어서
방에 누워 있는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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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행히 보일러가 잘 돌아가서 방이 따뜻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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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많이 나아졌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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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정이가 피아노를 잘 치는것을
보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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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모는 아주 놀랐어.
그렇게 조그만 손으로 말이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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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속 열심히 해서 다음에 만날
땐 더 좋은 연주를 들려 주겠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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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란 개나리가 피고 목련꽃도
소담하게 부풀어 오르고 있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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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 꽃들은 초라함속에서 밝은
빛을 던져주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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평상시에 잊고 있던 삶의 기쁨을 일깨워 주듯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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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어린 은정이는 더욱 순수한
기쁨을 느끼리라 생각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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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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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98년 3월 23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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ㅡ작은 이모로부터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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